[글쓰기 멘토링] (형식편) 9강. 한 줄로 감상문 쓰기

오늘은 한 줄로 감상문 쓰는 연습을 하겠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많은 책을 읽었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독후감도 많이 썼지요.
그런데 대개 줄거리 요약에 그치곤 합니다.
줄거리 요약은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우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주제를 한 줄로 간추리는 연습을 해 보겠습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에 대한 감상문을 적을 때 “어린왕자가 살고 있었다…” 이렇게 시작하지 말고 대신 이렇게 적으세요.

 “어린왕자는 현대인의 의사소통 부재를 말하고자 했다.”

셰익스피어의 <오델로>는 어떨까요? 저는 이 작품의 주인공이 오델로가 아니라 이아고라고 생각해요. “오델로의 진정한 주동인물은 이아고다.” 이렇게 시작하면 주목을 끌 수 있죠.

오늘 과제를 알려 드리죠.
여러분이 본 책 중에서 하나를 고른 후, 주제를 한 줄로 표현해 주시기 바랍니다.
적당한 책이 없으면 영화도 괜찮습니다.
대신 누구나 아는 평범한 주제보다 조금 다른 각도로 살펴보는 게 좋아요.
어차피 연습이니까 마음대로 한 번 써보시기 바랍니다.

앞서 책 이야기를 했으니, 영화 예를 들어 보죠.
조지 루카스 감독의 <스타워즈>는 별들의 전쟁이 아니라 인간 욕망 간에 벌어지는 전쟁이죠. “스타워즈는 욕망의 전쟁이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카모메 식당>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성질 급한 분들은 끝까지 못보실 거예요. 아주 잔잔한 영화죠.
“카모메 식당은 초보 글쓰기 교재다.”
이렇게 시작해 봅시다.
뭔 얘기냐고요?
한 일본 여자가 핀란드에서 식당을 차립니다.
손님이 하나도 없어요.
한적했던 카모메 식당에 사람들이 하나둘 꼬이기 시작합니다.
처음에 미심쩍어하던 동네(핀란드) 주민들도 차츰 마음을 열죠.
전 이 영화를 여러 번 보면서 마치 초보자들을 위한 글쓰기 교재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글쓰기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거든요.

방금 제가 예로 든 <카모메 식당>에 글쓰기 비법이 있어요.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한 사람만을 위해 끓이면 커피맛이 더 좋아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읽어주기를 기대하지 말고, 단 한 사람을 위해 글을 써 보세요.
그 한 사람은 본인이 될 수도 있어요.
진정성을 담아 그만 바라보며 쓰세요.
그를 위해 어휘를 고르고 그에게 적합한 사례를 드세요.

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면 세상이 움직입니다.

요즘 <놈.놈.놈>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배우 송강호 씨가 예전에 이렇게 말한 적 있어요.
“천만 관객을 움직이는 힘과 관객 한 명을 움직이는 힘은 본질적으로 같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중요한 게 바로 이 진정성입니다.
제가 요즘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를 읽고 있는데요, 렘브란트에 관한 구절이 나와요.

“렘브란트는 그의 추한 모습을 결코 감추려고 하지 않았다. 그는 거울에 비친 자신을 아주 성실하게 관찰했다. 우리가 이 작품의 아름다움이나 용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잊어버리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성실성 때문이다. 이것은 살아 있는 인간의 실제 얼굴이다. 여기에는 포즈를 취한 흔적도 없고 허영의 그림자도 없으며 다만 자신의 생김새를 샅샅이 훑어보고, 끊임없이 인간의 표정에 내포되어 있는 비밀에 대해 보다 많은 것을 탐구하려는 화가의 꿰뚫어보는 응시가 있을 뿐이다. 이러한 심오한 이해가 없었다면 렘브란트는 그의 후원자이자 친구이며 후에 암스테르담의 시장이 된 얀 지크스의 초상화 같은 위대한 작품들을 그릴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작품을 프란스 할스의 생생한 초상화와 비교한다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왜냐하면 할스는 우리에게 실감나는 스냅 사진 같은 느낌을 주는 반면에 렘브란트는 인물의 전생애를 다 보여주는 것 같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배운 글쓰기 원칙들과 비슷하지 않습니까?
성실함, 있는 것을 그대로 옮기기, 현재완료형으로 쓰기, 떡칠하지 않기,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 이것이 위대한 예술의 근간이며, 글쓰기의 원리
이기도 합니다.

그럼 잠시 지난 주 내용을 잠깐 복습해 보죠. 한 줄로 자기소개서 쓰는 연습을 했는데요,

“책속에 모든 길이 있다고 늘 믿고 있으며 아이들에게 그 길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 0243 번호 쓰시는 분이 올려주신 이 글이 지난 주 글 중에 가장 좋았습니다.

한치의 틈도 없이 달라 붙어 제작하는 제작자입니다. (조남숙)
=> 신선하긴 합니다만, 무엇을 전달하려고 하는지 알기 어려워요. 어떤 제작인지 구체적으로 쓰면 좋겠지요.

제주해녀 출신입니다.물이 그리워요.퇴촌가고파라~  (이수연)
=> 자기소개와 더불어 상품 달라고 은근히 협박하고 있지요? 잘 쓰셨습니다.

제가 계속 범주의 중요성에 관해 강조하고 있지요?
감상문 쓸 때도 범주가 아주 중요해요. 첫 문장을 계속 물고 늘어지세요.

다음 시간에는 한 줄로 제목 쓰는 연습을 하겠습니다.
제목에 핵심적인 메시지를 담아야 합니다.
제목을 잘 달면 서로 편해요.
다른 사람들이 제목만 보고서도 그 글이 무슨 내용인지 쉽게 짐작할 수 있거든요.
제목을 잘 달면 반은 먹고 들어가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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