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멘토링] (형식편) 14강. 문장 다듬기(2)

지난 시간에 문장 다듬는 연습을 했습니다. 논리적으로 써야 합니다. 먼저 주어와 술어가 자연스럽게 어울리도록 써야 한다고 했죠. ‘~할 전망입니다.’, ‘~할 방침입니다.’ 같은 표현은 틀린 거지요. ‘좋은 하루 되세요.’, ‘즐거운 추석 되세요.’ 같은 표현이 모두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것과 원리가 같아요.

편의점 알바생들이 계산대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8천원 되십니다… 8천원이세요…
(�미…) 이렇게 대답해 주세요. “내가 그렇게 싸 보이냐…”
이건 논리상 오류뿐 아니라 높임법 오류도 포함해요.
높이는 대상이 고객이 아닌 물건 가격이니까 틀린 표현이죠.

그럼 지난주에 청취자들이 올린 글 몇 개만 살펴볼까요?

8875/ 잘못된 문장. 가장 높은 산 중 하나이다.

=> 예, 틀린 표현이죠. 논리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가장 높은 산은 에베레스트입니다. 해발 8848미터. 영어로 표현하면 ‘one of the highest mountains’. 너절한 표현입니다. 쓰지 마세요.

0697/ 아파죽겠다 배고파죽겠다 ~죽겠다는 표현을 많이 쓰고 있는데 맞는 표현인가요?

=> 역시 너절한 표현입니다. 논리적으로 틀린 건 아니지만, 오버하는 표현이니 안 쓰는 게 좋죠.

4308/ 스포츠 뉴스를 보면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승부”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틀리지 않나요? 논리적으로 승부는 물러설 수 없는 거잖아요.

=> 예, 동어반복이죠. 동어반복이 논리적으로 틀렸다고 단정 지을 순 없으나 뻔한 내용, 겹치는 표현이니 삼가야합니다.

4415/ 건강하세요 맞게 표현하려면 건강하게 지내세요

=> 그렇습니다. 원칙상 형용사는 명령형으로 쓰면 안돼요. ‘건강하세요.’ ‘영원하라.’ 이런 표현을 사람들이 많이 쓰니까 인정해주자는 국어학자들도 많은데 전 허용하지 않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종철씨, 제발 잘생기세요!’ => 어떤가요?

4308/ 추석이나 설 때 기자들이 자주 쓰는 멘트 “마음은 벌써 고향에 가 있는 듯 합니다” 이런 멘트는 어떤가요? 좀 거슬리는데…

=> 당연히 거슬리죠. 싸구려 표현이니까요. 기자들이 오버한 거니까요. 그건 글 쓰는 사람이 관여할 영역이 아닙니다. 그건 독자의 몫입니다. 이와 비슷한 표현 몇 개 알려 드릴까요?

1. ‘차린 건 없지만 많이 드세요.’ => 정말 차린 것 없네요. (이러면? 싸다구…) / 아유, 상다리가 부러지겠는데요? (뻥이잖아!)
2. (114에 전화를 걸었을 때 안내원) ‘사랑합니다. 고객님~’ => 누구나…너.
3. ‘제가 아는 건 별로 없지만 한 마디 적겠습니다.’ => 모르면 적지 마…

오늘 과제를 냅니다.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뜻을 지닌 표현을 올려주세요.
맞추다/맞히다, 가늠/가름/갈음… 비슷해 보이지만 뜻이 다 다르죠?

사이비라는 말이 있지요? 뜻을 풀면, ‘비슷하지만 아닌 것’입니다.
사이비 글을 쓰지 않기 위해 열심히 공부합시다.

제가 가끔 글쓰기 격언을 들려드리지요? “미래형보다는 과거형을 사랑하라.” “예정형 보다는 확정형을 써라.” 문장 다듬기에 적용할 수 있는 격언이 있어요. 오늘의 격언 한 마디!

명사 대신 동사와 형용사를 써라.

명사를 써서 의사소통하는 건 아주 초보적인 방식이에요.
아이가 말을 배우면 먼저 명사로 자기 생각을 표현합니다.
엄마, 응가! 아빠, 콜라!
그 다음에 동사와 형용사를 배웁니다.
어머니, 마렵사옵니다. 아버지, 목이 마르군요.

명사로 의사 표현하는 게 쉬운 방법이긴 하지만 더 고급 문장을 쓰려면 동사, 형용사를 잘 활용해야 합니다.

KBS 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를 한 번 보세요. 미녀만 보지 말고 수다를 유심히 살피세요.
우리말 잘 하는 외국인들이 어떤 공통점을 지니고 있는지요.
동사와 형용사를 잘 구사합니다.
여러분의 서술어를 잘 보살펴 주시기 바랍니다.

화장 기술만 익히려 하지 말고 잡티를 먼저 제거해야 한다고 했잖아요?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돈 버는 첫 단계는 투자 전략 세우는 게 아니라 낭비를 줄이는 거잖아요.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생각되어집니다.”
어색한 표현이니까 잡티를 제거해 봅시다.
생각됩니다. => 생각합니다. => ~입니다.

우리가 평소 잘못 쓰는 표현 중에 이런 것도 있어요.
많은 분들이 ‘시키다’를 잘못 씁니다.
부각시키다, 적용시키다, 구현시키다, 연결시키다…
보통 어떤 말을 강조하려고 시키다를 쓰는데요, 안 됩니다.
‘시키다’는 ‘하게 하다’란 뜻이거든요.
부각하다. 적용하다. 구현하다, 연결하다… 이렇게 써야 합니다.

그러면 ‘학생을 운동시키다’는 어떨까요? 그건 맞아요. 운동하게 하다… 내가 운동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운동하도록 하는 거니까요.

그럼, 고민거리가 생깁니다. 맞는 건지 틀린 건지 헷갈리고 사전 찾아봐도 답을 찾을 수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안. 쓰. 면. 됩. 니. 다.

친구에게 어떤 소문을 듣습니다. 진짜인지 거짓인지 헷갈립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침묵하면 됩니다. 남에게 퍼뜨리지 말고요. 글쓰기도 이와 같아요.

자 헷갈릴 때 쓰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엄청 답답하겠지요? 자신 있게 쓸 수 있는 표현이 별로 없을 테니까요. 공부하지 않을 수 없어요.

공부하면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자유로워집니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요한복음 8장 32절.

다음 시간에는 글감 찾는 법을 궁리해 보죠.
어떤 것이 글의 소재가 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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