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멘토링] (형식편) 20강. 수사법

지난 시간 복습부터 하죠. 독자 설정 연습을 했는데요, 한 사람을 위해 쓰면 여러 사람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했지요. 독자를 얻으려면 독자를 먼저 떨쳐내야 합니다. 이런 걸 역설이라고 하지요?

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게 바로 세상을 움직이는 진리입니다. 잘 되는 식당과 그렇지 않은 식당의 메뉴를 예로 들어 설명했습니다. 잘 되는 식당은 메뉴가 하나뿐이죠. 많아야 두세 개…

독자 입맛에 맞추려고 하면 한도 끝도 없어요. 글쓰기의 주도권을 놓치면 안 됩니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조사해서 이렇게 썼다. 읽을래? 말래? 이런 태도가 중요해요. 그러면 ‘찌질한’ 악플에 상처받을 이유가 없어요. ‘쌩까면’ 되니까요… ‘넌 내 독자가 아니거든?’ (‘김밥천국이나 가셈…’)

특정 인물을 떠올리고 그 사람 수준에 맞추어 정확하게 기술하면 됩니다. 그러면 그 사람은 단골손님이 되고, 입소문도 나고… 여러분은 맛 집 식당의 주인이 되는 겁니다.

자기만의 독자를 갖는 게 중요합니다.
제 글쓰기 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독자를 잘 설정하고, 그 독자를 잘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오늘은 수사법에 관해 공부하기로 했습니다.

수사법이란 말 그대로 문장을 꾸미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문장을 꾸민다는 게 뭐냐… 문장을 화려하게 치장한다는 게 아니라 문장의 힘을 높이기 위해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겁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연습한 게 바로 그거예요.

미스코리아 대회 나가면 누구나 떡칠 화장을 하죠… 화장 지우면 아무도 못 알아봅니다… 우리 글쓰기 멘토링의 목표는 쌩 얼 미인 만들기라고 했어요. 우리 미스코리아 대회(가령 문예공모전 같은 거…) 나갈 거 아니잖아요?

제가 기사 하나 인용했습니다.

한겨레 송호진 기자, “투우사의 패스축구가 이기다”

독일과의 결승전에서 스페인의 공수를 조율하는 미드필더 사비 에르난데스(FC바르셀로나)는 62개 패스 중 87%의 패스 성공률로 동료 발에 공을 먹기 좋게 갖다줬고, 러시아와의 4강전에서 스페인 선수 전체는 572개 패스 중 463개 패스를 실수 없이 전달했다는 걸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스페인은 가장 기본이라지만 가장 어려운 ‘패스축구’(또는 기술축구)를 앞세워 지난 6월30일 끝난 유로2008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일반적인 스포츠 기사와 조금 다릅니다. 혹시 눈치 채셨습니까? 수치가 많이 나오죠?   그래요, 62개 패스, 87%, 572개 패스, 463개…

문장을 꾸미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렇게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시하는 거예요. 그러면 문장의 힘이 확 삽니다. 572개 패스 중에서 463개를 실수 없이 전달했다는 한 문장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일이 세어 봐야겠지요.

맞아요, 개고생해야 돼요. 아, 제가 좋아하는 말입니다. 개. 고. 생.

저급 독자는 자극적인 것만 좋아해요.
저급 독자에 휘둘리는 작가는 맨 날 독자가 당장 좋아하는 것만 써요.
고급 독자, 말하자면 단골손님이죠. 이들은 작가의 의도를 잘 알고 그 글을 천천히 음미해요. 어떤 작가가 되고 싶습니까? 저급 독자 천 명을 상대하고 싶어요, 아니면 고급 독자 열 명과 대화하고 싶어요?

우리가 알고 있던 문장 꾸미기는 멋있는 어휘를 동원하는 기술이지요? 수사법은 문장을 꾸미는 기술이 맞아요. 그런데 그 기술은 기교가 아니라 좋은 태도를 가리켜요.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사학이 각 상황과 사건에서 설득의 근거를 발견하는 기술이라고 했어요. 설득의 근거를 발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구체적인 사례를 들거나 경험한 것을 쓰거나… 해야죠. 자기가 겪은 것, 이거… 힘 엄청 셉니다.

463개라고 쓸 수 있는 건 웬만한 노력 가지고는 안 됩니다. 눈알 빠지도록 경기를 되풀이해서 봐야만 가능한 거죠.

지난 시간에 위상수학과 기하학 설명하면서 인용했던 구절, ‘증명이 있어서 수학이 아름다운 것이다.’ 여기서 아름답다는 게 바로 그런 겁니다. 정확하기에 ‘알흠다운’ 수학. 글쓰기도 마찬가지예요. 이 아름다움을 충분히 습득하고 나면, 나중에 화려한 문장도 잘 쓸 수 있습니다.

로마 시대 정치사상가인 키케로는 이상적인 연설가의 조건으로… 공동체에 대한 의무감, 그리고 주어진 상황에 맞게 연설의 수준과 방법을 조절하는 능력을 들었어요. 공동체에 대한 의무감이 뭐냐… 우리가 지난 시간에 살펴보았던 공감과 연민, 즉 인간의 보편성을 잘 파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상황에 맞는 조절 방법이 뭐냐… 역시 지난 시간에 살펴보았던 독자 설정을 가리킵니다.

결국 그동안 우리가 익혔던 글쓰기 방법에 수사법이 모두 적용되고 있었던 겁니다.

전 글쓰기라는 것이 세상에 대해 좋은 것을 제안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독일 극작가 브레히트는 이런 구절을 남겼어요.

“내가 죽으면 묘비명에 이렇게 적히기를 원한다. <그는 많은 것을 제안했고,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였다>.”

수사법을 좀 더 공부하면 환유, 제유, 반어, 풍자 같은 구체적인 내용들이 나오는데 이런 건 따로 살펴보지 않고 그때그때 적절한 사례가 나올 때마다 제가 알려드리겠습니다.

자, 오늘의 격언 한 마디!

희망이 없는 곳, 그곳이 바로 지옥이다.

단테가 지은 <<신곡>>의 지옥편을 보면 지옥문에 이렇게 적혀 있어요. “여기에 들어오는 자 희망을 버릴지어다.” 여기서 지옥은 죄지은 사람이 죽은 다음 가는 곳이 아니라, 희망이 없는 현실을 가리킵니다. 아무런 희망이 없다면 그곳이 바로 생지옥이죠. 희망이 없는 학교… 학생에겐 그곳이 지옥이고, 희망이 사라진 직장… 회사원들에겐 그곳이 생지옥입니다.

글쓰기는 고달픈 현실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그것을 다른 이와 공감하기 위해 설득력 있게 제안하는 일입니다.

제안하십시오! ‘무대뽀’ 정신으로 뻗대지만 말고 대신 설득력 있게 제안하세요. 그러면 그 제안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생깁니다. 그들이 여러분의 독자이며 여러분은 그들을 위해 글을 써야 합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작가가 되는 겁니다.

총 20회에 걸쳐 다룬 글쓰기 형식편을 모두 마치고, 다음 주부터 내용편으로 들어갑니다. 21회 내용은 “신문과 글쓰기”입니다. 그런데 숙제가 있습니다. 지난 강의 대본 19회분을 한 번 쭉 읽어보고 다음 강의를 듣기 바랍니다. (끝) 이강룡. http://readme.kr

[글쓰기 멘토링] (형식편) 19강. 독자 설정

지난 시간 복습부터 하죠.

글쓰기란 각기 다른 삶의 모습에서 인간의 보편성을 발견하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구체적인 대상에서 추상적 개념을 발견하는 것이 바로 그거지요.

SBS 드라마 을 봤는데요, 김홍도 선생님이 신윤복 학생에게 이렇게 말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보이는 것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야 하느니라.”

여기서 보이는 것이란 구체적 대상이고요, 보이지 않는 것이란 추상적 개념이죠.

그런데 구체적인 대상 없이 추상적 개념에 관해서만 쓰는 글이 있습니다. 그러면 설득력이 없어요.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죠. 반대 경우는 어떨까요? 이것저것 이야기는 펼쳐놓는데 대체 뭘 이야기하려고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아요. 구체적인 대상만 있으면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뭔지 잘 모르겠죠.

자신의 글에 대해 ‘까칠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했지요? “그래서 어쩌라구?” 이렇게 물어야 된다고 했어요.

연애편지 써본 적 있지요? 밤새 쓴 연애편지 아침에 다시 읽어보면 민망하지 않던가요, 왜 그럴까요?

술 한 잔 하고 블로그에 글을 쓰는 분들도 있는데 다음날 보면 내가 왜 그랬을까… 자학할 때도 있습니다. 감정을 덜어내고 글을 쓸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연습을 착실히 하다보면 자연스레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도 익힐 수 있고 나중에 격정적인 글도 잘 쓸 수 있어요.

지난 시간에 기적이라는 주제를 갖고 개요 짜보는 연습을 했습니다. 기적이란 상식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한 현상이 아니라, 기적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개념 재규정을 했는데요…

0880 번호 쓰시는 분이 기적에 관해 개념 규정을 해 주셨군요.

사람이 자신이 아닌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 이게 기적 아닐까요?

잘 쓰셨습니다. 타인에 대해 연민과 사랑을 느낀다는 것, 기적 같은 일입니다. 영어로 ‘sympathy’는 ’연민‘ 또는 ’공감‘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의 사랑, 부처님의 자비도 연민과 공감에서 비롯하죠. 이제 구체적 대상들을 찾아 나열해 보고 연민과 공감이라는 추상적 개념과 연결 지어 보세요. 그러면 좋은 글이 나올 겁니다.

그럼 오늘 하기로 한 독자설정하기 연습을 하죠.

“강룡씨 글에는 독자가 없어요.”

제 글쓰기 선생님이 제게 처음 해주셨던 충고입니다.

누가 읽을 글인지 명확히 설정하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글을 쓴다는 말이었습니다.

제 가 ‘글쓰기 멘토링’이라는 책을 쓸 때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글을 쓴 게 아니에요. 저랑 같이 회사 생활을 했던 김기홍 대리라는 사람을 위해 쓴 겁니다. 어휘를 선택할 때도, 예시를 들 때도 비유를 할 때도 김기홍 대리를 생각하며 썼습니다.

그러면 독자층이 줄어드는 거 아닐까요?

바로 그렇습니다! 독자층을 좁히고 좁히는 게 독자층을 넓히는 비법입니다. 오로지 김기홍 대리만을 위해서 쓰면… 김기홍 대리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김대리들은 마치 자기 얘기를 하는 것처럼 느낄 겁니다. 사실 김대리들의 일상은 대개 비슷하거든요.

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참 좋은 영화죠. 글쓰기 공부에 도움이 많이 되니 비디오 가게에서 꼭 빌려 보세요. 여기에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커피를 맛있게 끊이는 법을 알려 드릴까요?” “한 사람을 위해 끊이면 맛이 더 좋아집니다.”

김 대리 얘기로 돌아가면요… 김 대리는 당구, 축구, 야구, 영화를 좋아합니다. 그러면 어떤 추상적 개념을 설명할 때 방금 얘기한 것들에서 구체적인 대상을 고르는 게 좋겠죠. 가령, ‘범주’에 관해 설명할 때 당구장 벽에 주인 아줌마가 붙여놓은 문구로 설명합니다.“승자는 세면대로, 패자는 계산대로!” (당구) 당구장 가보지 않은 분들은 잘 모르실 겁니다.

그러면 이런 의문이 생길 겁니다. 독자를 잃어버리는 것 아닌가요?

빙고! 독자를 덜어내세요. 어중이떠중이 다 떨쳐 내세요.

잘 되는 식당과 잘 안 되는 식당의 메뉴를 살펴봅시다. 잘 안 되는 식당은 이 메뉴 저 메뉴 다 있어요. 구체적 독자가 없어요. 잘 되는 식당은 메뉴가 하나, 많아야 두세 개밖에 없어요. 독자를 좁히고 그들만을 위해 쓰는 거예요. 자기만의 독자를 설정하는 거죠. 글쓰기의 주도권을 쥐는 거예요.

이 사람 저 사람 대강 읽는 글보다, 몇 사람, 아니 한 사람이 철저히 공감할 수 있도록 쓰세요. 그러면 여러분만의 독자가 생깁니다. 그때 비로소 여러분은 작가가 되는 겁니다.

작가들은 이렇게 모두 특정독자를 염두에 두고 글을 씁니다. 작가가 아니더라도 글을 잘 쓰거나 말을 잘 하시는 분들은 모두 이 원칙을 지킵니다. EBS,, “피타고라스의 정리의 비밀” 3부를 보니까 수학자 최재경 씨가 위상수학과 기하학에 관해 설명하는 대목이 나오더군요.

” 산꼭대기를 올라갈 때 우리는 두 가지 문제를 생각할 수 있겠죠. 첫째는, 과연 꼭대기까지 갈 수 있는 길이 있는가… 다음으로, 갈 수 있다면 가장 짧은 등산길은 어떤 것인가… 그 두 가지 문제가 있겠죠. 꼭대기까지 갈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위상수학의 문제이고, 짧은 거리… 그리고 얼마나 짧은가 하는 것을 다루는 것은 기하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죠? 어려운 용어 하나도 쓰지 않고 어려운 개념을 정확히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마치 동네 어느 주민에게 설명하는 것 같죠.

오늘의 격언 한 마디!
공자님의 말씀을 인용합니다. 의 한 구절인데요.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
배우되 생각하지 않으면 허망하고, 생각하되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글쓰기에 관한 격언으로 참 적절한 말입니다. 여기서 배운다는 게 구체적 대상을 찾는 거고요, 생각한다는 게 추상적 개념을 찾는 겁니다.

수학자 최재경 씨의 말을 하나 더 소개합니다.

” 인간은 옳고 그른 것을 판별할 줄 압니다. 그런데 옳다고 말할 때는 이것에 대한 근거야 있어야 되는 거죠. 그 근거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증명입니다. 마치 사회정의가 우리나라를 떠받쳐야 하듯이, 증명이 수학을 떠받쳐야 하는 것이죠. 증명이 있어서 수학이 아름다워지고, 증명을 해야 수학자의 삶이 의미가 있어지는 겁니다.”

다음 주는 수업은 글쓰기 형식에 관한 제1부 마지막 시간입니다. 수사법에 관해 공부하겠습니다. (끝) 이강룡. http://readme.kr

[글쓰기 멘토링] (형식편) 18강. 개요 짜기(3)

지난 시간 복습부터 하죠. 개요를 잘 짜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대상에서 추상적 개념을 이끌어내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개념은 원래 추상적이기 때문에 ‘추상적 개념’이라는 표현은 동어반복이지만 그렇게 하면 이해하기 쉬우니 계속 쓰겠습니다.

구체적 대상이라 하면 우리 주변의 사물이나 사건 같은 것이고, 추상적 개념은 인간의 감정이나 생각 같은 것을 가리킵니다. 낙엽에서 쓸쓸함을 이끌어낼 수 있지요. 뜨거운 자판기 커피 한 잔에서도 추상적 개념을 이끌어 낼 수 있지요. 열정이나 뜨거운 사랑 같은 거 말입니다.

전 미지근하게 식은 커피가 더 좋아요. 뜨거움이 열정이라면 미지근함은 침착함이거든요. 아직 젊은 나이지만 전 한 번도 격정적으로 산 적이 없어요. 초딩 때부터 애늙은이 같아서요… 처음엔 그게 콤플렉스였는데, 글쓰기 선생을 하다 보니 그게 제게 주어진 알맞은 삶이더라고요.

구체적 글감들을 펼쳐놓고 추상적 개념으로 자연스럽게 바꾸기 위해 화살표로 연결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이렇게 되고 저렇게 되니까 저렇게 되는 거… 혼자 보고 말글이 아니라면 독자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야 독자들이 읽기에 편하지요.

지난 주 방송 중에 0880 번호 쓰시는 분 글을 소개했지요? 고속도로-인생 (일단 올라타면 내려가는 길을 만나기 전까진 앞으로 달려야하니까) 부연 설명할 게 있습니다.

KBS <다큐멘터리 3일> “서민들의 인생분기점 구로역” (2008.7.19.)편을 봤는데, 취업준비생 신경식 씨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기차를 타고 뒤를 돌아보면 굽이 굽이져 있는데 타고 갈 때는 직진이라고 박에 생각 안 하잖아요. 저도 반듯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뒤돌아보면 굽이져있고 그게 인생인 거 같죠.”

고속도로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직선으로 끝도 없이 이어진 것 같지만 지도를 보면 고속도로 역시 완만한 곡선입니다. 야구 경기에서 ‘직구’와 ‘커브’가 있지요? 그런데 직구도 사실은 모두 커브입니다. 직구란 존재하지 않아요. 다만 커브보다 약간 속도가 빠를 뿐입니다.

직선 같은 인생은 없어요. 다들 굴곡 있는 삶을 살아가죠. 직선에 가까운 완만한 삶도 있고, 우여곡절 많은 삶도 있고요. 이런 사례들에서 어떤 추상적 개념을 발견할 수 있을까요?

어떤 인생을 살아가든 본질은 같다는 겁니다. 자기 혼자 유별난 삶을 사는 게 아니에요. 자기가 처한 구체적 상황에서 추상적 개념을 잘 표착하고 그것을 글로 잘 표현하면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어요. 삶의 본질은 같으니까요. 이것을 보편성이라고 합니다.

맹자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 사람마다 모두 남에게 잔악하게 굴지 못하는 마음이 있다. 선왕들은 차마 남에게 잔악하게 굴지 못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차마 남에게 잔악하게 굴지 못하는 정치가 생겨났던 것이다. 차마 남에게 잔악하게 굴지 못하는 마음을 가지고 차마 남에게 잔악하게 굴지 못하는 정치를 실시한다면 천하를 다스리는 일은 그것을 손바닥 위에서 움직이는 것 같이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선한 본성이 있어요. 남들을 돕고자 하는 것도 인간의 본성입니다. 이것은 글쓰기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서로 각기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지만 삶의 보편성이 실재하기에 같이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겁니다. 글은 이런 보편성을 표현합니다. 문학의 보편성도 바로 이러한 거지요.

이청용 선수 아세요? 축구팀 FC 서울의 미드필더. 방년 21세 청년이죠. 이 청년이 어떤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어요.

“너무 이른 나이에 성공한 게 독이 아닐까 걱정을 많이 합니다.”

자신의 직업, 직장은 가장 적나라하면서도 구체적인 대상입니다. 이청용 선수는 여기에서 추상적 개념을 발견했습니다. ‘외적인 성공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지요. 이청용 선수는 앞으로 국가대표팀을 이끌 정신적 지주가 될 겁니다. 글도 잘 쓰실 것 같아요.

개요 짜기에서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추상적 개념을 찾는 겁니다. 다른 사례를 하나 더 들죠.

그저께 MBC “PD수첩“을 봤는데요, 김영희 마리아 수녀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적은 대단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이 조금만 돌아설 수 있다면 그것이 기적이라고 생각해요.”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야기입니다. 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꾼다는 말 같기도 하고요.
제가 배우 송강호 씨의 말을 인용한 적 있습니다. “관객 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과 천만 관객을 움직이는 힘은 본질적으로 같아요.”

둘 다 비슷한 이야기이지요?

수녀님의 말을 들은 것은 구체적 경험(대상)입니다. 이것을 자신의 삶과 연결지어야 하는데요, 이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느냐…   주어진 글감과 비슷한 구체적 대상을 좀 더 조사하세요.

영화 <어거스트 러쉬>를 보면 꼬마가 엄마, 아빠를 찾아가는 과정이 기적처럼 펼쳐집니다. 엄마 아빠 모두 음악가인데 그 아들도 엄마아빠의 재능을 고스란히 물려받고 태어납니다. 아빠와 아들이 우연히 광장에서 만나는데, 둘은 아직 부자간이라는 사실을 모릅니다. 이때 아빠가 아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아무리 나쁜 일이 일어나도 그것을 음악 속에 담을 수 있으면 이겨낼 수 있어.”

두 장면 모두 ‘기적’이라는 추상적 개념에 관해 말하고 있습니다. 이제 기적에 관해 여러분이 스스로 개념 재규정을 해 봐야 돼요. 두 번째 시간에 ‘정의하기’ 연습을 하면서 개념 재규정에 관해 공부한 적 있습니다. 복습하세요.

기적 : 상식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신비로운 현상

이희승 편, <<국어대사전>>에 이렇게 나옵니다.
국어사전에 나온 상식적 개념 정의를 뒤집어 보라고 했지요?
전 이렇게 다시 규정했어요.

“상식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 기적이 아니라, 상식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게 진짜 기적이다.”

수녀님 이야기로 돌아가죠. 우리의 마음이 조금만 돌아서면 기적이 된다고 했지요? 정말 뻔한 이야기이지만 엄연한 진리입니다. 지하철 전동차가 들어올 때 어떤 사람이 선로에 떨어집니다. 승강장 바로 밑 좁은 공간에 끼입니다. 그러자 어떤 한 사람이 정차한 전동차를 옆에서 밀기 시작합니다. 무모한 시도이지요. 그게 움직이겠습니까? 그런데 이것을 본 옆 사람들이 하나둘 함께 전동차를 밉니다. 아직 전동차는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드디어 승강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함께 전동차를 밀자 기적처럼 전동차가 들썩거립니다.

힘을 합치면 더 큰 힘이 된다는 평범한 상식이 기적을 만들었습니다. EBS, <다큐프라임>, “평범한 영웅”편을 보세요. 오늘 제가 들려드린 이야기가 나올 겁니다. 추상적 개념을 이끌어내도록 노력해 보세요. 그러면 글감이 떠오를 겁니다. 방송 보면 이런 말도 나올 겁니다. “You too can be hero.” 당신도 영웅이 될 수 있습니다.

자, 오늘의 격언 한 마디!

“‘빅게임’은 억지로 만들 수 없고, 자연스레 찾아오는 법이다.”

야구팀 롯데 자이언츠의 제리로이스터 감독이 한 말입니다. 평소에 한 게임 한 게임 충실하게 치르다 보면 빅게임도 나오고 명승부도 나오는 법이지요. 열심히, 성실하게 살지 않으면 좋은 글도 쓰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뻔한 이야기이지만 글쓰기가 바로 그런 겁니다. 뻔한 것에서 기적을 만들어내는 일이죠!

다음 시간에 할 내용은 독자 설정하기 연습입니다. 무모하게 혼자 힘으로 세상을 바꾸려 하지 마세요. 대신 당신 앞에 있는 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세요. 그러면 기적처럼 세상이 바뀝니다. (끝). 이강룡. http://readme.kr

[글쓰기 멘토링] (형식편) 17강. 개요 짜기(2)

지난주에 글감 찾는 연습을 했습니다. 복습부터 하죠.
거창한 주제를 찾으려 하지 말고, 평소 일상에서 글감을 찾으라고 했습니다.
민방위 교육에서 교통안전 교육 강사가 대원들에게 이렇게 물었어요.

“경사진 곳에 차를 주차하면서 사이드브레이크만 채우고 내렸다면 운전자는 무슨 잘못을 한 거죠?”

타이어 밑에 받침목을 대야… 하는 게 아니라 경사진 곳에 주차하면 안 되는 거였습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예요.더 근본적인 것, 더 중요한 게 무엇인지 자문하는 게 중요합니다.

지난 시간에 청취자들이 올린 글을 몇 개 추렸습니다.

7612 / 인생은 신호등이다. 도로에는 규칙이 있으므로 더 편하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 인간은 혼자 사는 존재가 아니므로 사회적 규범을 만들죠. 에티켓부터 법률까지 모든 게 글감입니다. 그런데 때로 이런 규범을 어길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지요? 빨간불에 건너야 할 때도 있고, 지하철 선로에 뛰어들면 안 되지만, 뛰어들어야 하는 경우도 있죠. 고 이수현 씨처럼요. 규범 준수는 평범한 일상입니다. 이 평범함 속에서 낯선 것을 찾아보세요.

3768 / 추석 선물의 행태는 어떤가요?

=> 선물은 좋은 글감입니다. 선물에 담긴 메시지는 더 좋은 글감이죠. 무슨 선물을 어떤 메시지를 담아야 했는지 본인의 경험을 담아 쓰세요.

1144 / 제설용 모래에서 자라나는 잡초꽃은요? 물도 비료도 없이 싹틔우고 꽃을 피우고 홀씨를 날려요.

=> 잘 쓰셨습니다. 제설용 모래함 옆에 잡초가 핀다… 여기서 그치지 마세요. 어떤 잡초인지 주변사람들에게 물어보세요. 인터넷이나 식물도감을 찾아보세요.

제가 늘 강조하죠? 구체적으로 쓰라고요. ‘어느 신문을 보니…’ 이렇게 쓰지 말고, ‘9월 18일자 조선일보에’라고 쓰는 게 더 낫습니다. 구체적으로 쓰다 보면 글감이 새끼를 칩니다.

어떤 잡초인지 식물도감을 찾아본다고 칩시다. 그러면 자기가 아는 식물이 나올 겁니다. 거기에 얽힌 에피소드도 떠오를 테고요. 정해진 글감을 갖고 글을 전개할 때는 삼천포로 빠지면 안 되지만, 글감을 찾을 때는 샛길로 자꾸 빠지는 게 오히려 좋아요.

하정숙 / 작은 것을 탐하다 큰 것을 잃는다.

제가 그랬지요? 자기가 쓴 글을 삐딱하게 보면서, 썩소를 날리라고. ‘그런데 어쩌자는 거니?’ 자기가 쓴 글에 트집을 잡으세요. 그래야 단단한 문장을 쓸 수 있고,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어요.

제설함 잡초꽃 얘기, 좋지 않습니까? ‘사소한 것을 관찰하면 중요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렇게 쓰지 않고 ‘제설함 옆에 작은 채송화 하나가 피었더라.’ 이렇게 쓰니까 글의 설득력이 훨씬 높아지잖아요.

이번 시간엔 ‘개요 짜기’에 관해 배웁니다.
개요는 글의 설계도입니다. 어떻게 글을 시작하여 어떻게 마무리할지 대략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게 개요입니다. 올려주세요.

얼마 전 영화 <맘마미아>를 봤습니다.
참 유쾌한 영화죠. 전 이 영화를 보고 개요 짜기에 관한 힌트를 얻었어요.
아바는 맘마미아란 뮤지컬, 또는 영화를 만들려고 그 노래들을 쓴 게 아니죠. 그런데 맘마미아엔 제각각인 아바 노래가 한 가지 이야기 안에 녹아 있습니다. 소피의 결혼과 아빠 찾기. 맘마미아의 작가는 스토리를 짜고 아바 노래를 상황에 맞게 적절히 배치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적절히 배치할 수 있을까요?

맘마미아를 보면 엄마(도나)가 딸(소피)에게 웨딩드레스를 입혀주고 머리를 손질해주면서 이 노래를 부릅니다. ‘Slipping Through My Fingers.’ 우리말로 옮기면 ‘품안의 자식’ 정도 됩니다. 계속 품으려 해도, 더 가까이 두려고 해도 자꾸만 내 두 팔 안에서 빠져나가는 딸… 그 딸에 대한 사랑이 잘 담겨있는 노래입니다. 딸 키우는 엄마의 심정을 잘 표현하죠. 그러면 이렇게 개요를 짜면 됩니다.

1. 영화 <맘마미아> 중 도나의 노래를 들었다.
2. 딸 키우는 엄마의 심정에 공감했다.
3. 나도 비슷한 걸 경험했다.

개요 짜기에 적용할 수 있는 오늘의 격언 한 마디!

서로 관련 없는 글감은 하나도 없다.

무슨 뜻이냐고요? 여러분이 좋아하는 가수를 한 명 고르세요.
데뷔곡부터 시작해서 가장 나중에 발표한 노래까지 쭉 나열하세요.
그 중 몇 개를 엮어서 이야기를 만들어 보세요.
자신의 경험과 관련지어서요.
억지로 꿰맞추지 않아도 자연스레 이야기가 만들어질 겁니다.

오래도록 사랑받는 노래에는 다 이유가 있어요. 관객들이 공감하는 진솔한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기에 그렇죠.

추석 연휴 기간에 KBS 프로그램, <다큐멘터리 3일>을 봤어요.
이번에는 택배 기사의 업무 3일을 다뤘습니다.
택배 기사는 하루 150개~170개 정도 택배를 처리하는데, 효율을 높이기 위해 배송 전에 미리 짐을 치밀하게 ‘짠다‘고 합니다. ’짐을 짠다‘는 건 택배업계 용어인 것 같습니다. 재밌더군요. 글감을 찾았기에 메모해 두었습니다.
제목도 정했죠. ‘짐을 짜다.’

개요를 ‘짜’ 볼까요?

1. 택배기사의 일상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2. 택배기사들은 트럭에 짐을 효율적으로 싣는 일을  짐을 짠다고 말하더라.
3. 그런데 때로는 미리 짠 계획이 어그러지는 경우가 있다.
4. 인생도 그런 것 아니겠나.

택배기사에게는 짐을 배달하는 것보다 짐을 잘 ‘짜는’ 일이 중요합니다. 나중에 꺼내야 할 짐을  트럭 안쪽에 디밀어 놓고 먼저 꺼내야 할 짐을 바깥쪽에 배치해야 합니다. 택배 기사는 지도를 펴고 오늘 하루의 동선을 계획합니다. 최단 거리만 움직여서 짐을 최단 시간에 배송해야 하니까요. 그런데 어떤 택배기사는, 왜 지금 안 오나며 앵앵거리는 고객을 내치지 못하고 동선을 바꿉니다. 출반 전에 짰던 짐 동선이 어긋나죠. 미리 짜 두었던 짐 배열도 어그러집니다. 저 속에 있는 짐을 밖으로 꺼내려면 모든 짐을 꺼내야 하죠. 애초 짠 대로 딱 떨어지는 날보다는, 그렇지 않은 날이 훨씬 많지 않겠어요? 어쩌겠어요. 그런 게 인생인 것을.

다음 주에 할 내용은 개요 짜기 2탄입니다.(끝). 이강룡. http://readme.kr

 

[글쓰기 멘토링] (형식편) 16강. 개요 짜기(1)

지난주에 글감 찾는 연습을 했습니다. 복습부터 하죠.
거창한 주제를 찾으려 하지 말고, 평소 일상에서 글감을 찾으라고 했습니다.
민방위 교육에서 교통안전 교육 강사가 대원들에게 이렇게 물었어요.

“경사진 곳에 차를 주차하면서 사이드브레이크만 채우고 내렸다면 운전자는 무슨 잘못을 한 거죠?”

타이어 밑에 받침목을 대야… 하는 게 아니라 경사진 곳에 주차하면 안 되는 거였습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예요.더 근본적인 것, 더 중요한 게 무엇인지 자문하는 게 중요합니다.

지난 시간에 청취자들이 올린 글을 몇 개 추렸습니다.

7612 / 인생은 신호등이다. 도로에는 규칙이 있으므로 더 편하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 인간은 혼자 사는 존재가 아니므로 사회적 규범을 만들죠. 에티켓부터 법률까지 모든 게 글감입니다. 그런데 때로 이런 규범을 어길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지요? 빨간불에 건너야 할 때도 있고, 지하철 선로에 뛰어들면 안 되지만, 뛰어들어야 하는 경우도 있죠. 고 이수현 씨처럼요. 규범 준수는 평범한 일상입니다. 이 평범함 속에서 낯선 것을 찾아보세요.

3768 / 추석 선물의 행태는 어떤가요?

=> 선물은 좋은 글감입니다. 선물에 담긴 메시지는 더 좋은 글감이죠. 무슨 선물을 어떤 메시지를 담아야 했는지 본인의 경험을 담아 쓰세요.

1144 / 제설용 모래에서 자라나는 잡초꽃은요? 물도 비료도 없이 싹틔우고 꽃을 피우고 홀씨를 날려요.

=> 잘 쓰셨습니다. 제설용 모래함 옆에 잡초가 핀다… 여기서 그치지 마세요. 어떤 잡초인지 주변사람들에게 물어보세요. 인터넷이나 식물도감을 찾아보세요.

제가 늘 강조하죠? 구체적으로 쓰라고요. ‘어느 신문을 보니…’ 이렇게 쓰지 말고, ‘9월 18일자 조선일보에’라고 쓰는 게 더 낫습니다. 구체적으로 쓰다 보면 글감이 새끼를 칩니다.

어떤 잡초인지 식물도감을 찾아본다고 칩시다. 그러면 자기가 아는 식물이 나올 겁니다. 거기에 얽힌 에피소드도 떠오를 테고요. 정해진 글감을 갖고 글을 전개할 때는 삼천포로 빠지면 안 되지만, 글감을 찾을 때는 샛길로 자꾸 빠지는 게 오히려 좋아요.

하정숙 / 작은 것을 탐하다 큰 것을 잃는다.

제가 그랬지요? 자기가 쓴 글을 삐딱하게 보면서, 썩소를 날리라고. ‘그런데 어쩌자는 거니?’ 자기가 쓴 글에 트집을 잡으세요. 그래야 단단한 문장을 쓸 수 있고,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어요.

제설함 잡초꽃 얘기, 좋지 않습니까? ‘사소한 것을 관찰하면 중요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렇게 쓰지 않고 ‘제설함 옆에 작은 채송화 하나가 피었더라.’ 이렇게 쓰니까 글의 설득력이 훨씬 높아지잖아요.

이번 시간엔 ‘개요 짜기’에 관해 배웁니다.
개요는 글의 설계도입니다. 어떻게 글을 시작하여 어떻게 마무리할지 대략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게 개요입니다. 올려주세요.

얼마 전 영화 <맘마미아>를 봤습니다.
참 유쾌한 영화죠. 전 이 영화를 보고 개요 짜기에 관한 힌트를 얻었어요.
아바는 맘마미아란 뮤지컬, 또는 영화를 만들려고 그 노래들을 쓴 게 아니죠. 그런데 맘마미아엔 제각각인 아바 노래가 한 가지 이야기 안에 녹아 있습니다. 소피의 결혼과 아빠 찾기. 맘마미아의 작가는 스토리를 짜고 아바 노래를 상황에 맞게 적절히 배치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적절히 배치할 수 있을까요?

맘마미아를 보면 엄마(도나)가 딸(소피)에게 웨딩드레스를 입혀주고 머리를 손질해주면서 이 노래를 부릅니다. ‘Slipping Through My Fingers.’ 우리말로 옮기면 ‘품안의 자식’ 정도 됩니다. 계속 품으려 해도, 더 가까이 두려고 해도 자꾸만 내 두 팔 안에서 빠져나가는 딸… 그 딸에 대한 사랑이 잘 담겨있는 노래입니다. 딸 키우는 엄마의 심정을 잘 표현하죠. 그러면 이렇게 개요를 짜면 됩니다.

1. 영화 <맘마미아> 중 도나의 노래를 들었다.
2. 딸 키우는 엄마의 심정에 공감했다.
3. 나도 비슷한 걸 경험했다.

개요 짜기에 적용할 수 있는 오늘의 격언 한 마디!

서로 관련 없는 글감은 하나도 없다.

무슨 뜻이냐고요? 여러분이 좋아하는 가수를 한 명 고르세요.
데뷔곡부터 시작해서 가장 나중에 발표한 노래까지 쭉 나열하세요.
그 중 몇 개를 엮어서 이야기를 만들어 보세요.
자신의 경험과 관련지어서요.
억지로 꿰맞추지 않아도 자연스레 이야기가 만들어질 겁니다.

오래도록 사랑받는 노래에는 다 이유가 있어요. 관객들이 공감하는 진솔한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기에 그렇죠.

추석 연휴 기간에 KBS 프로그램, <다큐멘터리 3일>을 봤어요.
이번에는 택배 기사의 업무 3일을 다뤘습니다.
택배 기사는 하루 150개~170개 정도 택배를 처리하는데, 효율을 높이기 위해 배송 전에 미리 짐을 치밀하게 ‘짠다‘고 합니다. ’짐을 짠다‘는 건 택배업계 용어인 것 같습니다. 재밌더군요. 글감을 찾았기에 메모해 두었습니다.
제목도 정했죠. ‘짐을 짜다.’

개요를 ‘짜’ 볼까요?

1. 택배기사의 일상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2. 택배기사들은 트럭에 짐을 효율적으로 싣는 일을  짐을 짠다고 말하더라.
3. 그런데 때로는 미리 짠 계획이 어그러지는 경우가 있다.
4. 인생도 그런 것 아니겠나.

택배기사에게는 짐을 배달하는 것보다 짐을 잘 ‘짜는’ 일이 중요합니다. 나중에 꺼내야 할 짐을  트럭 안쪽에 디밀어 놓고 먼저 꺼내야 할 짐을 바깥쪽에 배치해야 합니다. 택배 기사는 지도를 펴고 오늘 하루의 동선을 계획합니다. 최단 거리만 움직여서 짐을 최단 시간에 배송해야 하니까요. 그런데 어떤 택배기사는, 왜 지금 안 오나며 앵앵거리는 고객을 내치지 못하고 동선을 바꿉니다. 출반 전에 짰던 짐 동선이 어긋나죠. 미리 짜 두었던 짐 배열도 어그러집니다. 저 속에 있는 짐을 밖으로 꺼내려면 모든 짐을 꺼내야 하죠. 애초 짠 대로 딱 떨어지는 날보다는, 그렇지 않은 날이 훨씬 많지 않겠어요? 어쩌겠어요. 그런 게 인생인 것을.

다음 주에 할 내용은 개요 짜기 2탄입니다.(끝). 이강룡. http://readme.kr